태양계에는 여덟 개의 행성이 있으며, 물리적 특성에 따라 지구형 행성과 목성형 행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지구와 같이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구형 행성으로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이 있고, 목성과 같이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목성형 행성으로는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먼저 지구형 행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수성
고대 그리스인은 수성을 헤르메스에 빗대어 생각했습니다. 가장 안쪽에 있는 행성으로 운행이 빠르기 때문에, 발이 빠른 신의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헤르메스는 고대 로마에서 메르쿠리우스와 동일시되어 영어로 머큐리(Mercury)가 되었습니다. 1639년에 이탈리아의 조반니가 망원경을 사용하여 수성을 관측했으며, 수성도 달과 마찬가지로 차고 기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수성에는 대기가 거의 존재하지 않고, 매우 옅은 가스층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수성의 공전주기는 88일, 자전주기는 59일입니다. 지평선에 살짝 떴다가 지고, 그리 밝은 천체가 아니라서 직접 눈으로 관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해가 진 직후 서쪽 하늘과 해가 뜨기 직전 동쪽 하늘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수성의 크기는 반지름이 약 2400km로 지구 반지름의 약 1/2.5배입니다. 수성표면의 평균온도는 약 179도이지만, 온도변화는 약 430도~약 -170도로 매우 심합니다. 수성에는 달과 비슷한 크레이터가 존재하고, 태양의 인력에 의해 압축되어 형성된 단층인 링클리지가 있다는 점은 달과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금성
금성의 화려한 면모 때문에 서양에서는 미의 여신인 비너스(Venus)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뜨기 전 동쪽 하늘에서 보이는 금성을 샛별, 계명성이라 불렀으며, 해진 후 서쪽 하늘에서 보이는 금성을 개밥바라기 또는 태백성이라고 불렀습니다. 지구에서 관측되는 천체 중 태양, 달 다음으로 밝게 보이는 천체입니다.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진 짙은 대기층이 태양 빛을 반사하는 반사율이 높아서 밝게 보이는 것입니다. 금성의 공전주기는 224일, 자전주기는 –243일로 태양계 행성 중 유일하게 반대 방향으로 자전을 합니다. 금성의 크기는 반지름 6050km로 지구 반지름의 0.9배이며 지구보다 조금 작습니다. 지구와 크기도 비슷하고 암석형이라는 성격도 비슷하여 지구와 쌍둥이 행성이라고도 하지만 내부 환경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성의 평균온도는 약 430도로 상당히 뜨거운 천체입니다. 이는 대기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로 인한 온실효과의 결과물이라고 추측됩니다.
3. 지구
지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푸른 행성입니다. 지구는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며, 심지어 지구 표면의 70% 정도가 바다로 덮여 있습니다. 그로 인해 지구에는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에는 적절한 중력이 작용해 동식물들이 숨 쉬며 살아가기 충분한 대기가 갖춰져 있습니다. 지구의 대기는 약 78%의 질소분자와 21%의 산소분자, 1%의 물 분자 그리고 미량의 아르곤, 이산화탄소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대기는 태양의 빛을 어느 정도 줄여주며, 지표에서 빠져나가는 열을 잡아 주기도 합니다. 이는 낮과 밤의 온도차를 줄여주어 생명체가 살기 적당한 온도를 유지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지구는 반지름이 약 6400km인 암석형 행성이며, 지진파의 분석을 통하여 지구 외측에서부터 암석질의 지각, 암석질의 점탄성체인 맨틀, 금속질 유체인 외핵 그리고 금속질 고체인 내핵이라는 구조로 나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4. 화성
태양계의 4번째 행성으로 가장 활발한 탐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행성입니다. 화성 표면에 산화철 성분이 많아서 붉게 보이는 까닭에 예로부터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동양에서는 불을 뜻하는 화(火)를 써서 화성이라 부르고, 서양에서는 로마신화의 전쟁의 신 마르스의 이름을 따 마르스(Mars)라고 불렀습니다. 화성은 크기는 반지름 약 3400km로 지구 크기의 절반정도입니다. 공전주기는 686일, 자전주기는 약 24.6시간입니다. 화성의 대기는 지구 대기밀도의 약 1/100 정도로 매우 희박한 대기 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기 밀도가 옅고, 초미세먼지가 많아 파장이 짧은 푸른빛이 더 효과적으로 대기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푸른색의 석양을 볼 수 있습니다. 화성은 포보스와 데이모스라는 두 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위성은 1877년 미국의 천문학자 아사프 홀(Asaph hall)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화성의 위성은 크기가 작고 울퉁불퉁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달과 마찬가지로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아서 화성에 항상 같은 면만 향합니다. 지구의 북극과 남극지역에 빙하가 존재하듯이 화성의 극지방에는 극관이라고 하는 흰색 얼음층이 존재합니다. 이산화탄소와 물의 얼음으로 된 극관은 계절에 따라 크기가 변합니다. 화성에는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 있습니다. 올림푸스 산(Olympus Mons)이라 불리는 이 산은 해발 약 21,000m이며, 높이에 비해서 경사는 매우 완만합니다. 화성에는 총길이 4000km, 깊이 7Km에 이르는 거대한 협곡도 존재합니다. 1970년 매리너 9호에 의해 발견되어 매리너스 협곡(Valles Marineris)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협곡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협곡으로 물이 흐르는 것은 아니고 일종의 단층 지역이라 볼 수 있습니다. 화성에는 전체를 뒤덮는 거대한 모래 폭풍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풍속 100m/s에 이르는 강력한 속도이지만 밀도가 낮은 관계로 사람이 느끼기에 그리 강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화성에 탐사선을 꾸준히 보내는 이유 중 하나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실제 화성에 생명이 존재한 적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생명 탄생의 필수조건은 물과 생명체를 보호할 대기(권), 일정한 열과 빛을 제공할 수 있는 에너지입니다. 액체 상태의 물의 존재는 생명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화성 탐사의 주요 목적은 물의 흔적을 찾는 것입니다. 현재 또는 과거에 물이 존재했었느냐 하는 것이 핵심인데, 수많은 탐사를 통하여 이뤄낸 성과로 과거 물의 흔적을 발견했으며, 최근에는 소금물 형태의 액체 상태의 물을 발견했다고 나사가 밝혔습니다. 한편, 남극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에서 고대 화성의 박테리아로 추정되는 생명체의 화석이 발견되면서 다시 한번 화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주장이 대두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