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날 동안 같은 시각에 밤하늘을 보면 별자리의 위치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별자리의 위치가 날마다 조금씩 바뀌는 것은 바로 지구의 공전 때문입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서 지구의 위치가 이동하기 때문에, 지구의 위치에 따라서 보이는 별과 보이지 않는 별이 생기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해당 계절에 밤 9시경, 남쪽 하늘에서 잘 보이는 별자리를 그 계절의 대표적인 별자리라고 합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관측할 수 있는 계절별 대표 별자리에 대해서 알아보고, 계절별로 별자리 위치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봄철 별자리>
1. 목동자리(Bootes)
쟁기를 발명한 목동으로 경작의 여신 케레스를 기쁘게 하여 제우스가 별자리로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1등성 아르크투루스를 기준으로 대략적인 목동자리의 위치를 찾은 후 나머지 별을 찾으면 됩니다.
2. 처녀자리(Virgo)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하의 신 하데스에게 납치된 페르세포네의 모습을 한 별자리입니다. 먼저 1등성 스피카를 찾으면 대략적인 위치를 알 수 있으며, 아쉽지만 나머지 별들은 어둡기때문에 관측이 쉽지 않습니다.
3. 사자자리(Leo)
헤라클레스가 죽인 네메아 계곡의 사자 형상을 한 별자리로 헤라클레스의 업적을 그리기 위하여 만들어진 별자리입니다. 1등성 레굴루스를 찾은 후 뒤집어진 물음표 모양을 찾으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4. 봄철 별자리 찾는 방법
봄철의 대표 별자리 찾기는 북두칠성에서 시작합니다. 북두칠성 손잡이 끝부분의 휘어진 곡선을 따라 가상의 곡선을 그리면, 하늘 높은 곳에서 주황색 1등성인 목동자리의 아르크투루스와 만나게 됩니다. 이 곡선을 남쪽으로 계속 연장하면 또 하나의 1등성인 처녀자리의 하얀색 스피카와 만날 수 있습니다. 북두칠성의 손잡이 끝에서 아르크투루스를 지나 스피카에 이르는 이러한 가상의 곡선을 봄철의 대곡선이라고 합니다. 아르크투루스, 스피카와 정삼각형을 이루는 위치에는 사자자리의 꼬리별 데네볼라가 있습니다. 데네볼라에서 서쪽으로 보면 사자자리의 1등성 레굴루스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여름철 별자리>
1. 백조자리(Cygnus)
이다 왕비를 만나려고 제우스가 변신한 백조모양 별자리입니다. 데네브라고 하는 1등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백조의 머리에 해당하는 별은 눈으로 관측했을 때는 하나이지만,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하면 두 개의 별이 나란히 붙어있는 쌍성입니다. 주황색별과 푸른색별이 나란히 붙어있는 알비레오 쌍성은 아름다운 색의 조화가 특징인 별입니다.
2. 거문고자리(Lyra)
오르페우스의 악기인 리라 모양의 별자리입니다. 1등성은 베가, 동양에서는 직녀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문고자리에는 멋진 관측대상이 숨겨져 있는데, 고리성운(M57)이 그것입니다. 고리성운은 별이 죽음에 이르렀을 때 외피층을 방출하는 현상에 의해 만들어진 행성상성운입니다.
3. 독수리자리(Aquila)
독수리로 변신하여 가니메데를 납치하는 제우스의 모습입니다. 1등성 알타이르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견우성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히는 염소자리의 별이 견우성이라고 확인되었습니다.
4. 전갈자리(Scorpius)
오리온 사냥꾼을 죽이기 위해 헤라가 보낸 전갈모양 별자리입니다. 붉은색의 1등성 안타레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타레스(Antares)의 어원은 화성에 맞서는 자라는 뜻에서 유래되었으며, 화성은 붉은색의 천체로 붉은색의 행성과 맞설 수 있을 정도로 붉은 별이라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합니다.
5. 궁수자리(Sagittarius)
그리스 로마신화의 모든 영웅들의 스승인 케이론(반인반마의 켄타우루스족)을 별자리로 만든 것입니다. 1등성은 없으며, 궁수자리의 방향이 우리 은하의 중심 방향입니다. 동양에서는 남두육성이라는 중요한 별자리로 취급하였습니다.
6. 여름철 별자리 찾는 방법
한여름 밤, 머리 위로 밝은 별 3개를 찾아 직각삼각형을 만들어 봅니다.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이 거문고자리의 1등성 베가이고, 은하수 건너 남쪽 하늘에는 독수리자리의 1등성인 알타이르가 보입니다. 베가와 알타이르, 그리고 또 하나의 1등성이 커다란 삼각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여름철의 대삼각형으로 불리는 이 삼각형의 남은 꼭짓점 별은 백조자리의 1등성 데네브입니다. 남쪽 하늘의 은하수는 유난히 밝고 넓습니다. 우리 은하의 중심 부근이기 때문입니다. 은하수의 가장 밝은 부분에서는 북두칠성을 닮은 별들이 눈에 띕니다. 궁수자리의 남두육성입니다. 궁수자리에서 서쪽으로는 전갈자리의 1등성인 붉은색 별 안타레스가 빛나고 있습니다.
<가을철 별자리>
가을철 별자리는 전반적으로 소박합니다. 화려한 1등성은 없으나 소소한 이야기들이 있어 아기자기하게 밤하늘을 수놓고 있습니다.
1. 페가수스자리(Pegasus)
메두사의 피에서 태어난 날개 달린 말 모양의 별자리입니다. 페가수스를 이루고 있는 커다란 사각형이 가을의 대사각형으로 가을철 별자리를 찾는 기본이 됩니다.
2. 안드로메다자리(Andromeda)
바다 괴물에 제물로 바쳐질 뻔한 에티오피아 공주로 영웅 페르세우스에게 구출되어 그와 결혼을 하게 되는 전설이 깃든 별자리입니다. 1등성이 없어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페가수스자리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안드로메다자리에는 안드로메다은하(M31)가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습니다.
3. 페르세우스(Perseus)
그리스 신화의 대표적인 영웅으로 메두사를 처치하고 돌아오는 길에 안드로메다 공주를 구했다고 전해집니다. 별자리에서도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모양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페르세우스자리를 보면 변광성 알골과 페르세우스 이중성단(NGC 869 & 884)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변광성 알골은 천문학사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가진 천체로, 과거에는 별들은 영원불변한 존재로 인식되었는데, 변광성 알골을 통하여 별의 밝기가 변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4. 카시오페이아자리(Cassiopeia)
북극성을 찾기 위한 별자리로 안드로메다 공주의 엄마 별자리입니다. 모양은 알파벳 W 모양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별자리에서도 천문학적으로 의미있는 관측이 있었는데, 바로 중세시대 때 티코라는 관측천문학자에 의해 초신성(티코의 별)이 관측된 것입니다. 별의 죽음에 의해 급격한 폭발이 일어나면서 약 4개월 이상 관측되었다고 전해집니다.
5. 세페우스자리(Cepheus)
에티오피아의 왕이자 카시오페이아의 남편 별자리로 모양은 오각형입니다.
6. 가을철 별자리 찾는 방법
가을 하늘에서 가장 먼저 찾을 대상은 하늘 높이 떠 있는 커다란 사각형입니다. 이 사각형이 바로 페가수스자리의 사각형입니다. 페가수스의 북동쪽으로 2등성 별들이 띄엄띄엄 이어져 있는데, 이 자리가 유명한 안드로메다은하가 있는 안드로메다자리입니다. 안드로메다자리를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찌그러진 시옷 모양의 페르세우스자리가 보입니다. 그 위쪽에는 W모양의 카시오페이아자리가 있고, 조금 더 위쪽에 세페우스자리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물병자리, 염소자리, 양자리, 물고기자리 고래자리 등 별자리가 더 있지만, 어두워서 관측이 쉽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겨울철 별자리>
겨울철 밤하늘은 밝은 별들이 많아서 매우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특성상 습도가 낮고 비가 적게 오기 때문에,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 겨울입니다.
1. 오리온자리(Orion)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로 1등성을 두 개나 가진 유일한 별자리입니다. 붉은색의 베텔게우스와 푸른색의 리겔이 그것인데, 맨눈으로도 색깔 구별이 가능할 정도로 밝게 빛납니다. 오리온자리는 오리온 대성운(M42)이 존재하며, 동양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삼태성도 중간에 자리하고 있어, 동서양을 막론하고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 별자리입니다.
2. 황소자리(Taurus)
에우로파 공주를 납치하기 위해 제우스가 변신한 동물로 황소의 뿔 모양으로 생긴 별자리입니다. 1등성 알데바란을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아데스 성단이라고 하는 작은 별들의 모임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3. 마차부자리(Auriga)
전차를 발명한 아테니의 왕 에릭토니우스의 별자리이며, 1등성 카펠라를 가지고 있는 오각형의 별자리입니다.
4. 쌍둥이자리(Gemini)
제우스의 쌍둥이 아들 카스토르와 폴룩스의 별자리입니다. 굉장히 우애가 깊었으나, 카스토르가 사고로 죽자 슬퍼하는 폴룩스를 위해, 제우스가 영원히 함께하라는 의미로 둘을 함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1등성 폴룩스를 가지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과거에는 카스토르가 더 밝았으나 지금은 폴룩스가 더 밝아서 1등성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5. 작은개자리(Canis Minor)
오리온이 데리고 다니던 두 마리 개 중 하나로 단 2개의 별로 이루어진 재미있는 별자리입니다. 이렇게 작은 별자리이지만, 1등성 프로키온을 가지고 있습니다.
6. 큰개자리(Canis Major)
오리온이 데리고 다니던 두 마리 개 중 하나로 가장 밝은 1등성 시리우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7. 겨울철 별자리 찾는 방법
겨울철 별자리 찾기는 오리온자리로부터 시작합니다. 오리온자리는 남쪽 하늘에 1등성 2개와 2등성 2개가 커다란 직사각형을 이루고, 그 중간에 2등성 3개가 나란히 늘어선 모습으로 쉽게 눈에 띕니다. 사각형의 왼쪽 위에 붉게 빛나는 1등성은 베텔게우스, 그 대각선에 있는 푸른 1등성은 리겔입니다. 나란히 늘어선 세 별은 오리온의 벨트에 해당하는 별들로 삼태성이라고 불립니다. 이렇게 오리온자리를 찾았다면, 삼태성을 하늘 높은 곳으로 연장해 나가보죠, 머리 위에 오렌지색 1등성과 만나는데, 이 별은 황소자리의 알데바란이라고 합니다. 다시 오리온자리로 돌아와서 동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매우 밝게 빛나는 별이 보입니다. 이 별은 온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큰개자리의 시리우스입니다. 시리우스, 베텔게우스, 그리고 또 하나의 1등성이 커다란 정삼각형을 만드는데요. 겨울철의 대삼각형으로 불리는 이 삼각형의 나머지 꼭짓점 별은 작은개자리의 1등성 프로키온입니다. 이번에는 오리온자리의 리겔과 베텔게우스를 잇는 선을 연장해 보겠습니다. 밝은 별 2개가 나란히 빛나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두 별은 쌍둥이자리의 카스토르와 폴룩스입니다. 겨울철 1등성 중 가장 북쪽 하늘에 빛나는 별은 마차부자리의 카펠라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계절별 별자리에 대해서 알아보고, 각 계절의 밝은 별들을 중심으로 주요 별자리를 찾아보았습니다. 이들 별자리를 기준으로 여러분 주변의 크고 작은 별자리를 직접 찾아보세요. 한 번에 별자리 전체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대략적인 모습과 크기를 먼저 익힌 다음, 밝은 별을 기준으로 별자리의 위치를 찾는 연습을 하면 더욱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